Storytelling/단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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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오는 날Storytelling/단편 2016. 7. 18. 18:38
우산을 챙겨나오지 못한 비오는 날. 집에는 빨리 들어가고 싶지만 비를 맞기는 싫습니다. 빗줄기도 슬슬 약해지는 것이 조금만 더 처마 밑에서 기다리면 완전히 그칠 것 같기도 한데, 기다려봤자 비가 더 올 것 같기도 하고, 애매한 상황입니다. 결국 마음을 다잡고 빗길을 내달리기 시작합니다. 철퍽철퍽, 평소의 길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길어 보일까요. 집에 다 도착 해서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있을 때 쯤에는 손에 물 뭍히지 말고 현관문이라도 열라는 건지, 친절하게 하늘은 개어 있습니다.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이처럼 수많은 아무런 단서 없는 선택의 순간 앞에 놓이겠지요. 이럴 때 옳고 그른 선택은 없습니다. 하고 나서야 '아, 그랬으면 안되는 건데' 라고 후회하고 그게 틀린 선택지였다고 스스로 합리화 시킬 뿐입니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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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협Storytelling/단편 2016. 6. 19. 23:26
외할아버지께선 '타협할 줄 알아가는걸 배우는 게 인생' 이라고 말씀하셨다. 어릴적,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소년에겐 하고 싶은 것도, 갖고 싶은 것도 너무나 많았다. 그는 모든 걸 손에 넣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. 소년은 세상을 배운다.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소년은 이제 어른이 되었고 겁쟁이가 된다. 원했던 것을 하나둘씩 포기해야한다는 것을 알아간다. 그 과정은 씁쓸하다. 놓쳐버렸다면 "더 좋은 기회가 있겠지" 라며, 가끔은 "저거보단 더 나은게 있을거야" 라며 못먹는 신 포도 취급을 하면서, 내가 원했던 것을 포기해야할 때, 그 타협에 덤덤해져간다. 그러나 여전히, 어떤 것들은 타협해야만 하는 상황이 올 때 너무나 가슴이 찢어질 듯이, 슬프고, 안타깝고, 매달리고 싶은, 쉽사리 포기하고 싶지 않은..